기부스토리

[기부스토리 64] 기부로 이어진 소중한 상금 - 시형님, 민지님의 대한민국 인권상 상금 기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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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존엄과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인권조례', 하지만 성소수자 혐오집단의 반발과 훼방으로 이 인권조례들의 제정이 무산되거나 있던 조례가 사라지는 일들이 벌어져왔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권조례 도입에 성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한 곳이 있으니 바로 금천구입니다. 혐오집단의 맹목적인 반대와 비난에도 묵묵히 주민들을 설득해 조례 제정에도 성공한 금천구는 2020년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으며 그 공로를 인정 받았습니다. 그리고 금천구 인권전문관으로서 그 과정에 앞섰던 안시형님께서 재단에 상금을 기부하고 싶다고 깜짝 연락을 주셨습니다. 소중한 결실이 만들어낸 수상의 성과를 전하시게된 사연을 지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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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시 금천구에서 인권전문관으로 일하고 있는 안시형이라고 합니다. 세계인권선언 72주년 기념하여 시상된 <2020 대한민국 인권상>에서 제가 일하는 금천구가 인권교육 및 문화증진 부문에서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12월에 제정된 인권 기본 조례 제정의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인데요. 금천구 주민들은 2017년부터 꾸준히 지역사회의 인권교육에 참여하며 스스로 성장해 나갔고, 구청은 이들과 함께 조례제정 추진단을 꾸려서 조례를 만들어나갔습니다. 조례 제정 과정 중, 반동성애 단체 등으로 집단 반발과 민원 폭탄을 받았으나, 주민들이 지역사회를 다니며 주민들에게 조례 제정의 필요성과 내용을 설명하였고, 그렇게 조례제정 찬성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조례 제정 찬성의견이 반대의견보다 더 많이 집계 되었고, 그 해 모든 지자체에서 인권조례 제정을 철회하거나 보류한 반면 금천구 인권 기본 조례를 제정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과정에서는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한채윤 선생님이 강사로 오셨고, 그 강의는 2017년 이래 지금까지의 모든 인권강의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던 강의였습니다.

 

지자체에서 인권정책을 추진하는 실무자로써 늘 성적소수자 인권 활동가님들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인권이 진일보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것뿐만 아니라, 이에 반발하는 이들의 저항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것도 활동가님들을 비롯한 당사자님들, 지지자 분들 덕분입니다. 늘 죄송하고 안쓰러우면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성적소수자의 인권보호 및 증진은 당사자의 권리를 증진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사회의 인권담론을 확산하고 보편적 인권을 실현하는데 그 의미가 매우 깊다고 생각합니다. 

 

포상금을 기부하는 것은 저와 함께 살고 있는 제 배우자와 함께 결정하였습니다. 제 배우자도 2019년 한채윤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나서 성적소수자 인권운동과 차별의 현실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올 한해 코로나19로 힘든 일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내년 7월쯤엔 저희 부부에게 새 가족이 올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부는 아이가 생기고 하는 첫 기부인 셈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살아가게 될 이 사회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지나친 경쟁보다 서로 돕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번에 수상한 포상금은 개인 수상이 아니라, 관여한 직원이 전체에서 나누어 갖다 보니 기부하는 금액이 많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작지만 성적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단의 모든 활동가님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