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학술
[2022 이반시티퀴어문화지원사업] "내 등 뒤를 받치고 있는 무지개", 비온뒤무지개재단과의 두 번 째 싱글앨범을 함께 하며 - 라이오네시스사업명 | lionesses.official@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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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등 뒤를 받치고 있는 무지개 비온뒤무지개재단과의 두 번 째 싱글앨범을 함께 하며
1.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Kpop 유일이자 최초의 성 소수자 보이밴드, 라이오네시스입니다. 작년 11월에 데뷔곡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 동안 여러분께서도 라이오네시스의 음악과 함께 행복한 2022년 보내셨길 바라요.
2022년은 참 재미있는 한 해 였던 것 같아요. 저희는 라이오네시스로 활동하며 여러 대사관에서의 단독 공연, 그리고 모두가 기다려온 익선동 야간개장과 퀴어퍼레이드의 메인스테이지의 라인업에 오르면서 여러분들께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팬이 되어주심을 자청해주신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이 지금의 라이오네시스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드리겠습니다.
2. 신청하시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기획의도와 목표)
라이오네시스의 여섯 번 째 싱글 앨범이자,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지원을 2번째로 받게 되어 제작한 “It’s OK to be me”는 EDM사운드를 차용한 댄스곡입니다. “나 답게 살아도 괜찮아.” 라는 메시지를 갖고 있어요. 우리는 성 소수자라서 숨어야 하는 상황 뿐 아니라 LGBTQ+ 커뮤니티 내부에서 조차 ‘나 다움’을 숨겨야 하는 압박 앞에 놓여질 때가 많아요.
게이 커뮤니티의 특정 체형을 사보타주하는 문화, 바이섹슈얼 혐오 문제도 제 주변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우리 내부의 문제이기도 해요.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그 압박을 벗어나 “나 답게” 행동하며, 나 답게 살 자격이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많은 국어학자들께서 “아름다움”의 어원을 “아람다움” 즉, “나 다움”으로 해석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는 때로는 사회적인 “아름다움”을 흉내내기 위해 “아람다움”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요? 놓치고 있었다면 모두가 다시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어요.
3. 진행하신 사업의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사업내용 및 과정)
라이오네시스는 2021년 11월, 커밍아웃을 주제로 한 디스코 곡 “Show me your pride”으로 데뷔해, 혐오범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Christmas Miracle”, 동성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Will you be my groom?”, 커밍아웃 이후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Bon Voayge!”, 청소년 성 소수자들이 겪는 혼란에 관한 응원을 담은 “이상한 사랑에 빠진 소년에게” 등의 곡을 발매하며 성 소수자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Kpop음악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발매한 곡 “It’s OK to be me”는 위에 언급했듯이, “나 다움”을 되찾는 데에 주제의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가사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는 게이들에게는 이태원과 종로일 것이고, 각자 커뮤니티의 술집과 클럽이 모인 곳 일 거예요.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과 같은 장소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EDM의 형식을 띠고 이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처음 편곡 작업에 접근했습니다. 그렇기에 라이오네시스로서는 처음으로 안무가 추가된 음악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악가 출신의 멤버와 코러스 가수 출신 멤버가 있는 그룹에서 고난이도의 Kpop 안무를 도전하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였어요. 그랬기에 1년을 잡고 진행한 장기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저희가 지난 한 해 동안 과분하게 받은 관심과 사랑은 그 만큼 LGBTQ 커뮤니티를 대표하라는 의미로 생각되어,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거나 품질이 낮은(그저 그냥 사정에 따라서 대충 만들어낸)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없었어요. 이제 저희의 활동은 단지 저희 팀 멤버들의 체면만 달린 것이 아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안무가 탄탄의 안무와 더불어, 데뷔곡 이래로 계속 협업을 해온 크루(비트메이커 잔틴과 아트온레코드, 조한희 감독과 이영후 편집 감독 등)들과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레퍼런스를 말하지 않아도 ‘척 하면 척’하고 결과물을 내 놓을 수 있을 만큼 합이 맞는 크루가 되었습니다.
4. 이 사업을 통해 얻은 것 또는 의미를 공유해주세요. (사업성과/의의)
긴 제작기간동안, 넷플릭스 시리즈 “슈륩”에는 “나 다움”을 숨겨야 하는 조선의 왕자 계성이 등장했고, 트랜스 여성 방송인 풍자의 활발한 활동이 있었고, 무엇보다 라이오네시스의 음악이 세계의 대중들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던 지라, 당연히 “It’s OK to be me”의 메시지를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는 것에 큰 장애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앨범을 발표하니, MBC로부터 “동성애”를 사유로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어요. 작년 12월에도 Christmas Miracle이 “기독교 정신을 해치는 가수(성소수자)”라는 이유로 CBS 방송에서 금지곡 판정을 받았었거든요. 현실의 큰 벽앞에 또 부딪혀야 했었나, 했는데… 작년보다 조금은 진일보한 세상이 찾아와서 일까요?
AP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한겨례, YTN 등의 국내외의 유력 매체에서 이를 다루어 주었고, 이 소식을 접한 전 세계에 계신 라이오네시스의 팬 여러분과 Kpop 팬덤에서 이에 대해 항의해 주셨고, 나흘만에 MBC의 공영미디어국으로부터 사과와 함께 ‘방송 적합’으로 정정된 방송 심의 결과를 받아 들 수 있게 되었어요.
저희는 이것을 “비온뒤무지개재단과 라이오네시스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큰 발자국”으로 삼고, 다음 발자국을 내딛기 위해 다시 작업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공영방송에서 성 소수자 아티스트 혹은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에 관해 어떤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전 세계에 드러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올해 5월, 아이다호 데이를 맞아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의 캠페인 인터뷰에 참여하면서 리더 담준은 이런 말을 했어요. “(게이인 것이 드러나 음악 커리어를 아예 쌓지 못하게 될 것이 무서워서 꿈으로 부터 도망치던)열 일곱살의 저에게, 라이오네시스 같은 가수가 있었으면 조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라고요.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가 일궈낸 사회의 작은 변화를 지금의 열 일곱살을 살고 있을 또 다른, 다음 세대의 라이오네시스가 될 아이들을 위해 남겨놓은 작은 선물로 생각하고 다음 선물을 마련해 주기 위해 더 힘내서 활동하겠습니다.
라이오네시스의 음악을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지지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5. 활동 사진이나 간단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뮤직비디오 보러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SttN3dxJT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