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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이창국 퀴어연구지원기금] 퀴어인문잡지삐라의 퀴어인문잡지 삐라 3호 출간 후기입니다.

«퀴어인문잡지 삐라» (이하 «삐라»)는 국내외의 LGBT/퀴어 이슈, 이론, 그리고 담론에 관한 여러 필자의 글을 하나의 주제를 통해 무크지 형식으로 출판하는 비정기 독립출판물 프로젝트입니다. «삐라»에 실리는 글들은 인문학, 사회학, 법학에서부터 각종 문화현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28월에 창간호 '연애', 20146월에는 2'죽음'을 각각 출판했고, 올해 9,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를 주제로 3호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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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중인 <삐라> 3호)



 

«삐라» 3호의 주제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입니다. ‘길티 플레저는 수치심, 죄책감, 창피함을 무릅쓰고도 도저히 끊어버릴 수 없는 무언가, 지배적인 정상/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넘나들며 때로는 선과 악의 구분조차 망가뜨려버리는 비밀스러운 즐거움과 맞닿아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의미로 변용될 수 있는 주제는 1990년대 이반업소 정보지부터 후죠시, 메갈리아, 아이돌, 장애학, 영화 등 실로 다양한 키워드와 만나 여러 필진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되었습니다.

 

«퀴어인문잡지 삐라» 3호 목차

 

서문 : 정체성과 표현의 문제 -연경

1990년대 말 이반업소 정보지 보릿자루를 통해 본 게이 커뮤니티의 형성 : 기혼이반논쟁과 섹슈얼리티 검열을 중심으로 -터울

변명이 필요한 취향 -리타

후죠시(腐女子) : 판타지와 현실을 텀블링하는 사람들 -홍보람

내가 남혐 걸린 게이다 이기야! : ‘혐오세력 메갈 vs. 한남충 게이라는 혐오의 구도를 넘어서 -유정민석

K-팝 아이돌 세계의, 퀴어니스와 퀴어링 -다제이

Not T but B : 게이들의 섹스포지션 선호가 하나의 정체성이 되기까지 -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그리고 달갑지 않은 퀴어 -알란 크리스토퍼 심슨

이성애 규범성의 장면들: 정조(貞操), 그 만들어진 죄의식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봉석

탈인간을 위한 실천: 사물의 윤리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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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 3호에 대한 SNS반응)



 

그림입니다.«삐라» 3호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분들께 읽히고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 삐라에 대한 의견을 보내주시는 독자 분들도 계시고, 여러 자리를 통해 «삐라»를 경유하시는 독자 분들도 계십니다. 얼마 전 참여했던 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 8'에서는 «삐라» 3호에 관심이 있으신 독자 분들과 얼굴을 맞대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책의 출간을 반기는 독자들을 SNS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만, 독자들을 직접 마주하고 목소리를 듣는 일은 책을 만들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삐라»지금 여기에 필요한 지면이라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일은 편집, 인쇄, 유통, 홍보 등 출판 과정에서의 모든 일을 전부 손수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희 편집위는 여러 날 동안 고민과 토론을 거듭한 끝에 이번 «삐라» 3호에서는 아홉 명의 필진과, 디자이너, 교정교열자를 만나 «삐라»를 함께 만들어주기를 제안했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작업하다 보니 말로는 다 못할 에피소드들 또한 많았습니다.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일이 어긋나는 경우도 잦았고, 생각지도 못한 일정 지연 등으로 출간 연기와 같은 문제도 발생하였습니다. 하지만 «삐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무사히 3호가 출간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삐라» 3호는 «삐라» 1, 2호와 디자인에서부터 내용까지 크고 작은 변화들을 이뤄냈으며 그래서 더 새롭고 또 특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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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서점 '더북소사이어티'에 진열된 <삐라> 3호)



그림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이창국기금 퀴어연구지원기금과 독자들의 텀블벅 후원이 없었다면 출간 자체가 불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비온뒤무지개재단의 2016 이창국기금 퀴어연구지원기금은 «삐라» 3호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으며,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진행한 독자 후원은 «삐라»가 출간되는 직접적인 추동력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각자의 역할을 다 한 편집위들, 새로운 디자인을 기꺼이 적극적으로 책임져주신 디자이너, 원고 청탁을 흔쾌히 받아주시고 글로서 «삐라»를 빛내주신 모든 필자 분들, 독립출판물의 어려움을 양해해주신 인쇄소 분들, 그 외의 여러 방식으로 «삐라»에 참여해주신 분들, 무엇보다 «삐라»를 묵묵히 후원해주시고 끝까지 기다려주신 독자 분들 덕분에 삐라 3호는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힘들었던 시간도 이제는 '에피소드'가 되었네요. 이 자리를 통해 모든 상황을 아낌없이 이해해주시고 삐라 3호의 출간을 응원해주셨던 비온뒤무지개 재단에 감사하다는 말 또한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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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 3호 서점 유어마인드 입고 사진)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IMG_146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720pixel, 세로 960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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