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크라이스트 연구모임은 보수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한 반성소수자 정치활동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 활동의 근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한주희 교수님이 이러한 활동을 제안 해주셨고 나영(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GP네트워크 팀장), 나영정(전 SOGI법정책연구회 상임연구원)이 지구지역네트워크 섹슈얼리티 공작소와 관심 있는 연구자들에게 제안을 하여 김한나, 김현철, 배재훈, 시우, 임유경이 함께 하였고 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님과 토리 활동가도 큰 역할을 담당해주었습니다.
연구모임을 진행하면서 보수개신교와 우파의 정치적 네트워크를 발견하고 커넥션을 확인하는 작업, 반성소수자 활동이 복지재단, 해외선교, 기업과 연결되는 지점을 파악하는 작업, 교회 내 다른 목소리들을 찾는 작업, 보수 우파 개신교의 이데올로기가 보수적인 성적/가족적 규범과 연결되는 지점 등을 분석하는 작업 등이 구상되었습니다.
1차 작업은 2016년 3월 LGBTI 인권포럼에서는 주로 보수개신교와 우파의 정치적 네트워크를 드러내고 정치인들의 커넥션을 밝히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올해 총선을 맞이하여 우리의 작업이 레인보우 보트 활동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모아낸 자료들은 이제 반성소수자 보수개신교, 우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홈페이지 http://hatewingwatch.kr/ 에 업로드하여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를 누적하고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후 이어질 2차 작업 등 후속 활동은 지구지역네트워크 섹슈얼리티공작소에서 이어나가게 됩니다.
함께 하고 싶은 분은 glocal.activism@gmail.com 으로 언제든 연락주세요.
시작하기 전에는 막막했던 작업이지만, 이창국 기금 덕분에 시작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후기]
궁시렁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연구활동지원 덕분에 보수개신교의 반성소수자활동에 대한 대응에 있어 각자 다른 곳에서 활동하고 고민하던 이들을 만나고 함께 공부하며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직 마무리짓지 못한 것들이 있지만, 기독교 복음주의 사상의 계보에 대해 공부하고 한국 개신교의 보수적 기원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재단의 연구지원을 받은 1년 동안 가시적으로 드러난 성과 이상으로 다양한 도전과 상상의 씨앗이 뿌려진 트랜스크라이스트 활동이었다고 자부합니다.
타리
시작할때는 반성소수자 단체와 보수 개신교의 차별선동을 대응하기 위한 활동을 할때 필요한 자료를 만들자는 마음이 컸습니다. 자료가 필요할때마다 매번 나쁜 언론사들의 조회수를 올리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작업이지만 관심있는 연구자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파이팅!
나영
작업을 진행하면서 “왜 이 작업을 하는거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곤 했습니다. 생각보다 조사해야할 자료들은 너무나 방대했고,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쏟아진 혐오와 차별 발언, 관련 행동이나 정치적 행보에 관한 기사나 자료들은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많았습니다. 자료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정치 뿐 아니라 기업, 해외선교, 복지사업, 지역사업, 의료 영역, 교육 영역 등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그들의 더러운 네트워크와 기반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이 매우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연구를 통해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정작 우리 사회에 중요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며 변화를 추동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우리의 섹스와 섹슈얼리티, 우리의 ‘비정상성’이라는 사실입니다. 현재의 극심한 혐오와 차별의 반응들은, 지금까지 견고하게 버텨왔던 성별이분법과 이성애 중심의 체제, 그 규범들에 변화의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의 성적 실천에 대한 다급한 방어이지 않을까요? 깨지고, 뒤집어지며 그렇게 우리는 균열과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트랜스-크라이스트의 작업이 그 변화에 아주 작은 씨앗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 흥미진진하면서도 괴로운 작업을 1년 동안 함께했던 트랜스-크라이스트 멤버들과 마음 편히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비온뒤무지개재단에 마음 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
유경
사실 저는 내용적 차원에서 모임의 연구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어서 후기를 쓰기가 몹시 민망할 정도입니다. 다만, 트랜스-크라이스트 연구모임의 다른 구성원들의 작업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순간(사실 연구를 착수하려고 하던 초반에)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느끼고는 자료 수집을 포기했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감정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고통을 견디며 자료들을 수집하기에, 내공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감정적인 어려움은 제 부족함의 반증이면서, 동시에 현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트랜스-크라이스트의 연구가 저 같은 이를 괴롭히는 두려움과 고통을 줄이는 데 기여하리라 믿습니다. 옆에서 그리고 뒤에서 지켜보기만 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끝까지 1년간 성실히 작업해오신 동료멤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철이
혼자 끝도 없는 자료를 보던 중,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트랜스크라이스트 모임을 알게 되고 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지금의 커넥션이 앞으로도 이어져 다방면에서 계속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모임의 장을 지원해주신 재단측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시우
트랜스-크라이스트 활동을 통해서, 퀴어 집단과 반퀴어 운동 사이의 대결 구도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 몇몇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반퀴어 정치학을 다양한 방식으로 살피는 일은 '우리'는 누구인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에게 커뮤니티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질문을 안고 참여했는데,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질문이 더 많아져서 좋네요! 분주한 일정에도 최선을 다하는 회원분들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이었습니다. 트랜스-크라이스트 모임을 지원해준 비온뒤무지개재단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