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

[2016 이창국기금] 450Km의 무지개 ­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후기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50km의 무지개를 걸다>


- QUV 행정팀 여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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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가 잘되었 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과 성을 다하는 행정 팀의 입장에서는 지역 간 불균형으로 인해 연대와 교류가 고르지 못한 현실이 항상 고 민거리입니다. 무엇보다 친목이든, 인권운동 이든, 성소수자 커뮤니티라는 단체의 정체성 에 있어서 구성원의 연대와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짧은 시간이나 마나 보아 온 저로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더 욱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여 건 탓에 대부분의 회의와 세미나를 수도권에서 주재하게 되고 이를 위해 매번 비싼 경비와 시 간과 노력을 들여 지방에서 올라와야 하는 대표님들과 일부 회원 분들에게 이 같은 부담을 계속 지우는 것이 송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재정 때문에 이를 맘 편하게 지원하지도 못하고 끙끙거리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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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이러한 사업을 기획하고 실제로 실행했다는 사실이 저 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사회경험이 아직 많이 부족하고, 경제적 으로도 여유롭지 않은 대학생들이기에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의 범위가 한정되어야만 했던 현실에 순응할 법도 했지만, 더 나은 연대와 더 많 은 교류를 위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는 무리였을지도 모를 이 기획을 추진했고 결국 8월 대표자회의와 올해 QUV 핵심 사업인 무지 갯빛 세미나는 부산광역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워크샵 첫 날 개회한 8월 대표자 회의장을 바라보며 평소와는 사뭇 다 른 느낌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자주 보던 담당자 분들 대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영남권 대학 모임들의 대표자 분들과 운영진 분들이 자리하 고 있는 모습은 전과 다를 바 없으면서도 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었습 니다. 무엇보다 이 날의 회의에서는 영남권 대학 모임에서 많이 참여해 주신 만큼, 수도권 지역에서 회의를 할 때와는 다른 방향의 의견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길고 긴 회의에 허기가 많이 지셨던지 정신 없이 식사를 마친 워크샵 참가자 분들은 섭외 해 놓은 펜션으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옹기종 기 모여 앉은 채 화제의 첫 번째 세미나를 진 행했습니다. 서울대 QIS에서 오신 MECO님의 자보 세미나는 항상 학내의 혐오에 대응하고 대외적으로 성소수자 모임의 목소리를 내야하 는 워크샵 참가자 분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시 간을 쪼개어 적지 않은 분량의 세미나 자료까 지 만드는 열정을 보여주신 MECO님의 노련 한 설명과 첨삭이 끝나자 마지막까지 경청하 던 참가자 분들은 환호와 함께 혀를 내두르며 그 어느 때보다도 만족한 표정으로 불편한 자세 를 풀었습니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주문한 음식들이 도착하자 비로소 워크샵의 하이라이 트인 친교의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의와 세미나 때문에 피곤할 법한데도, 펜션 안에 모인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나눠 앉아 술잔을 채우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소에는 QUV 행 사에서 자주 뵐 수 없었던 부산대 성소수자 모임 QIP을 비롯한 영남권 모임의 회원 분들이 다수 참석해 자리를 더욱 빛내주셨고, 그 와중에 저는 QIP 회원이 되어 나타난 군대 훈련소 동기를 만나 반갑기까지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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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사이 내리기 시작한 비가 촉촉한 아침이 되자, 어떤 사람은 한밤중에 잠이 들었는지 떡진 머리와 부스스한 눈으로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밤새 놀았는지 얼 마 남지 않은 술을 마지막 잔에 들이 붓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 참가자 분 의 태블릿을 빌려 분위기 좋은 기상 음악을 틀어 놓은 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주섬주섬 뒷정리를 시작했습니 다. 정리를 마치고 각자 신변을 정리 한 참가자들은 워크샵의 마지막 일정 인 두 번째 세미나를 듣기 위해 다시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두 번째 세미나의 연사로 오신 토리님의 이야기는 장래에 파트너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세미나 였습니다. 누군지는 아직 모르지만 제가 사랑할 그 사람과의 생활을 생각하면 건강문제나 의 료문제는 분명 알아둬야 할 문제였으니까요. 친교의 밤에 많은 분들의 박복한 운세를 봐드리 느라 피곤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분들의 미래만큼이나 소중한 제 미래에 대한 얘기이기도 했기 에 졸린 눈을 떠가며 세미나를 경청했고 그렇게 QUV의 첫 지역연대강화사업 워크샵 일정은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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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V의 지역연대강화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회의 때 결의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꼭 그 결의가 아니더라도 QUV의 지속적인 연대와 교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이 반드시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QUV는 만들어진지 2년 반 남짓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모임이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은 단체지만,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많은 단체이고, 미래가 있는 곳입니다. 이번 부산까지의 450km의 여정을 시작으로 언젠가는 대한민국 방방곡 곡에 있는 모든 대학생 성소수자 모임에 무지개가 걸리는 날이 오겠지요. 하루 빨리 그 날을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더불어 QUV의, QUV를 지나가신, QUV에 오시게 될 모든 대학생 성소수자 분들이 안녕하시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