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학술
[2022 이창국퀴어연구지원사업] 심리상담하는 성소수자들을 만났던 시간사업명 | contact@rainbowfoundatio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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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이창국퀴어연구지원사업의 선정팀, 연구자 이성원(미묘), 김지은, 강수정, 김문정님의 지원후기입니다.
1. 팀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2022년도 이창국퀴어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성소수자 상담자의 상담 교육 및 수련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 이성원(미묘), 김지은, 강수정, 김문정입니다. 저희는 구성원 전원이 (사)한국상담심리학회의 상담심리사 자격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문화 사회정의 상담 접근을 바탕으로 연구자이자 상담사, 활동가로서 성소수자를 포함하여 모두에게 평등한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 및 참여하고 있습니다.
2. 신청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작년에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학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별금지 윤리TFT의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의 학회원이 본인이 성소수자라고 밝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심리상담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당연하지만!) 성소수자가 일정 비율 이상 존재했다는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는 마치 성소수자는 심리상담을 받는 대상이기만 한 것처럼, 성소수자이지 상담자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성소수자이면서 동시에 상담자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시화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관련하여 탐색적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 진행하신 사업의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본인을 성소수자로 정체화했고, 동시에 전문적인 심리상담 수련을 받고 있는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습니다. 총 11명의 상담 수련생이 이 연구의 취지에 공감하며 심층면접에 참여해주셨어요. 성소수자 상담자로서 수련 과정에서, 또한 정규 교육 과정에서 어떤 경험들을 했는지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기에 매우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후에 참여자들의 이야기들을 질적 연구방법론으로 분석하는 시간을 거쳤습니다. 저희는 해석학적 현상학 방법론을 사용하였어요. 참여자들의 공통된 경험을 정리할 수 있으면서도 개개인의 고유한 이야기도 살릴 수 있는 방법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1차 분석이 완료된 후, 미국심리학회의 연차학술대회(APA convention)에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하게 되었는데요. 이때 전세계에서 모인 성소수자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 발표 당시의 사진은 아래에 첨부하였어요. 이후에도 미국상담학회 산하 미국 상담자 교육 및 슈퍼비전 학회에서도 관련 연구 결과의 포스터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요. 최종 결과는 논문으로 투고할 예정입니다.
4. 이 사업을 통해 얻은 것 또는 의미를 공유해주세요.
처음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드러내는 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분석을 위해 차근차근 곱씹는 과정에서 여러 생각들이 깊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가시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 당사자이면서 상담자이기도 한 사람들이 어떻게 직업적 정체성을 더욱 잘 발달시키며 성소수자 정체성을 일에 통합시킬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되었고요. 많은 참여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멘토를 찾기 어려워했을 뿐만 아니라 동료를 찾기도 어려워했다는 지점에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이 함께 임파워링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근 <심리상담하는 성소수자 네트워크 이음> 등이 설립되어 성소수자 당사자이자 상담자인 사람들이 점점 더 함께 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홀로 고립을 견디며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더 많은 후속연구와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