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사회를 휩쓰는 것과 같은 ‘재난상황’은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옵니다. 학교 밖/가정 밖 청소년들도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존재입니다. 학교와 가정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안전망에서 벗어나있습니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서 한 장 맘 편히 작성하지 못하고, 손쉽고 부당한 해고에 노출되고 있기에 홀로 미래를 만들어가기도 어렵습니다. 가정과 학교 밖으로 밀려난 청소년에게 코로나19가 혼자 힘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재난인 이유입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대구·경북 지역 사각지대 청소년을 위한 <토닥토닥 나눔연대 성금>을 비온뒤무지개재단에 전해주셨습니다. 학교 밖/가정 밖 청소년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잘 견뎌낼 수 있도록, 비온뒤무지개재단도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신 민주노총 노조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토닥토닥 나눔연대 성금> 모금 후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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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긍심의 달, 스톤월 항쟁을 즈음하여 코로나-19의 최일선에서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입니다. 우리는 방학이 되면 급여가 없이 보릿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그 와중 ‘개학연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세 달 남짓 힘든 고비를 겨우 넘겼건만 노동의 ‘가치’가 정규직과는 다르기에 우리는 출근할 수 없었습니다. 부당한 차별에 저항했고, 늦게나마 우리는 일할 수 있었습니다. 숨가쁜 하루하루를 지내던 와중, 문득 주변의 이웃을 떠올렸습니다. 비록 우리도 힘들지만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재난을 마주한 이웃이 있지 않을까, 그 걸음에 동행하겠다는 결의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적지 않은 기금을 모금했고, 그 중 일부를 제도 밖 청소년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비온뒤무지개재단에 전달하였습니다.
새로운 시도였고, 처음 진행하는 일이었지만 생경한 기분이었습니다. 조합원께서 모아주신 마음을 전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벅찼습니다. 받는 이보다 전하는 이의 마음이 더욱 충만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일하는 우리에게 학교 밖의 소외된 청소년을 바라본다는 것은 일면 급진적인 상상일 지도 모릅니다. 그로 말미암아 급식이 없는, 상담이 없는, 돌봄이 없는, 수업이 없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베풀기 위해 기금을 모금한 것이 아닙니다. 고용형태 등의 차별에 저항하고, 사회의 주체로 나서기 위한 변화를 일구는 우리가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고, 평등의 요구를 묵살하는 힘에 저항하는 노동조합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누군가의 인권이 침해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연두색 조끼가 작게나마 힘이 될 수 있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장애인, 노령자, 실업자,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옹호가 평등사회 건설의 바탕임을 인식하며 모든 형태의 차별을 철폐하고 인간존엄성 유지에 필요한 생활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한다. - 공공운수노조 강령 中
우리가 노조하는 이유는 낮은 곳에 있는 이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단에서는 기꺼이 우리의 기금을 청소년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배분하겠다 약속해주셨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소외된 이들에 대해 더욱 큰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연대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본부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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