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스토리

[기부스토리 41] 지역활동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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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무지개재단은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사회에서 지역활동응원기금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지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재단의 활동에 지역의 활동가이신 라라님께서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라라님의 응원을 받고, 보다 지역의 활동가들과 활동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금운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래에 첨부해드리는 라라님의 스토리를 보시고, 더 많은 분들이 지역활동응원기금과 재단의 활동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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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전에 사는 성소수자 이라라입니다.

부족한 돈이지만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라며 제 2월 월급을 기부합니다.

 

활동한다는 건 정말 많은 결의를 필요로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하는 정기사업’,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는 기획사업’, 시기를 놓치기 전에 긴급하게 입장을 내야 하는 시기별 주요 현안 이슈대응에 연대 사업도 해야 하고 회원, 비회원 가리지 않고 오는 실시간 문의까지. 맨날 맨날 일일일. 제발 졸업하게 해달라고 F 주신 교수님들을 찾아가 사정하며 돌아다닌 날들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일을 진행하는 건, 그 자체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우리는 맨땅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선배 활동가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성장한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수혜를 받으며 운동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사업비를 비온뒤무지개재단’, ‘인권재단사람에서 지원받기도 했고요.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세상은 사업계획서대로만 돌아가지 않고.. 일로 쳐주지는 않지만 일을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들, 사업비로 예산에 넣을 수는 없지만 필요한 비용들이 있었네요. ‘지역 모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더 자원 없고 그래서 더 많은 자원을 때려 박아야 하고.

정기적으로 만나서 회의를 하려 해도 단체 사무실이 없으니 꼬박꼬박 음료 값을 내야 했고요. 지역이라 교통편도 서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 좋아서 차도 빨리 끊기는데 그 택시비도 개인이 부담해야 했고.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려 해도요. 예를 들면 강연 사업을 진행할 때 어떤 강사님이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교육하는지 모르니 섭외하기 전에 강연을 들어보러 가야 하는데 강연은 주로 서울에 몰려있어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하는 그 차비들도 직접 내야했고 서울에서 하는 연대체 회의에 갈 때도 교통비 개인부담으로 지출했고요.

그래도 이런 음료 값이나 교통비는 지속가능한 운동을 위해 조직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공감대들을 만들어나가며 공금으로 처리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함께 부담을 지기위해 노력해도 결국 개인의 몫으로 남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역량강화에 필요한 비용이나 조직사업비나 활동하면서 드는 시발비용 같은 것들이요.

후원자들을 조직하기 위해 밥을 사고 택시비를 내주고, 좁은 지역에 뭐 하나 생겼다고 반갑다고 불러주는 회원 분들 만나러 다니는 비용이나 때로는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술로 속풀이 할 때 그 비용들. 이슈들을 따라가기 위해 강연 다니고 책사는 것. 어디서 뭐 한다고 하면 그래도 성소수자의 목소리도 반영되어야지 쪼르르 달려가는데 드는 비용들. 이런 건 예산으로 잡을 수 없어서 늘 돈이 부족해서 허덕였던 것 같습니다. 활동하며, 판이 판이니만큼 고생한 것에 대해 모두 정당하게 대가를 치러줄 수는 없겠지만, 이런 것들 또한 업무의 일환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업무에 대한 대가로 일부라도 치러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운동. 사업. 대의. 목적을 위해 개인들이 자신을 갈아 넣고 있을 때 당신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고요. 고생한다고 택시비로 쓰라고 운동 선배들이 만 원씩 쥐여주기도 했지만... 선의로 어쩌다 호의에 기대어 도움 받는 게 아니라 활동하는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당신의 삶을 지원하고 싶다고..

지역운동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하는 데서 오는 한계들을 그 공동체에 개인들이 부담하는 게 아니라 공적으로 지원해주고 싶고

조직 사업할 때 회원들 만나서 밥 사야할 때 회원들은 비싼 거 사주고 자기는 샐러드나 음료만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고

회원들 택시비 쥐어준 다음에 혼자 집까지 걸어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리저리 연락하고 연락받으려면 통신비도 꽤 나올 텐데 핸드폰 요금도 지원해주고 싶고

단순히 건전지처럼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획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해주고 싶고

사람들한테 실망하고 지쳤을 때 공금으로 뒤풀이라도 하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소위 선배활동가들의 호의, 개인들의 부담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공식적인 과정을 거쳐서 당신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이건 그 댓가라고 자긍심, 위로를 줄 수 있는 공적인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에요.

 

이 돈이 누구에게 어떻게 갈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힘내시길.

그리고 조금 더 욕심내면 이 스토리기부를 시작으로 지역모임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지역모임이 잘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모임에 대한 기부가 힘 받을 수 있길 바라며 후원합니다.

 

지역활동응원기금으로 사용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