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보이스는 2015년 10번째 정기공연인 '도도한 가'를 치러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비리모임의 정기 사 업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재정적인 지원입니다. 저희 지보이스도 이번 비온 뒤 무지개 재단의 퀴어문화 기금 지원을 통해 하나의 정기사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기공연은 지보이스의 지속 가능성을 확 인하는 한 해의 중요한 지표입니다. 또한 동시대 성소수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래 은, 지보이스 단원이 보내온 좀 더 개인적인 공연에 대한 소회입니다. - 2011년 24살의 나이에 종로의 기적을 보고 지보이스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올해까지 5번의 공연을 했고 어느 덧 저도 서른을 바라보는 2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의 연습시간이지만 매주 일요일 저녁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공연을 앞두고는 토요일과 일 요일 모두 시간을 내야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째 지보이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저는 지보이스가 꼭 교회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일요일에 함께 모여 노래를 하는 사람 들. 노래의 가사를 들어보자면 삶을 위로하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노래할 때가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노래를 하다보면 나 스스로 지쳐있던 내면이 회복되는 느낌이랄까요.
올해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나와 너의 삶의 이야기를 노래하면서 다시 한 번 관객들 앞에서 커 밍아웃을 합니다. 무대 위에서 삶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바로 서는 개개인의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특 히나 올해는 나를 넘어서서 다른 누군가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오빠의 결혼식. 하지만 입고갈 옷이 없어요. 엄마가 놓고 간 구두 한 켤레, 양복 한 벌. 하지만 더 이상은 내 것이 아닌 옷인데.”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노래한 “오빠의 결혼식”
“외로워하지 않도록 내 곁에 빈자리를 내어 줄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내 입술 따뜻하게 데워 줄게” - HIV감 염인들과 함께하는 지보이스 단원들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들”
지보이스 노래는 계속해서 제 삶을 위로하고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같이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과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5년차도 이제 곧 끝나가네요. 이제 10년을 향해 열심히 노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