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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이창국퀴어연구지원기금] 리사 두건(Lisa Duggan), <평등의 황혼 : 신자유주의, 문화 정치, 민주주의에 대한 반격> 번역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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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 교수이자, 역사학자, 퀴어 활동가인 리사 두건은 『평등의 황혼?: 신자유주의, 문화 정치, 민주주의에 대한 반격The Twilight of Equality: Neoliberalism, Cultural Politics, and the Attack on Democracy Beacon Press(Beacon Pr, 2003)에서 미국 신자유주의 아래 사회운동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한 하나의 대답을 제공합니다. 두건에 따르면 미국 내 사회운동은 정체성정치를 하향식 재분배에 무관심한 것으로 보는 계급정치와, 계급정치를 경제 환원론으로 보는 문화정치의 양 편향으로 전개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두건은 사회운동이 문화/경제의 상상적 분리를 이용하는 신자유주의에 맞서지 못하고 쇠퇴해왔음을 지적합니다. 이 분석은 무력해지고 위기에 빠져있는 한국의 사회 운동이 참조하고 고민할 지점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87년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반독재-민주화운동에서 주변화 되어 온 이슈들(여성, 환경, 장애, 성적소수자 등)을 중심으로 정체성운동이 성장해, 자유주의정권과의 협력적 관계를 강화해 왔고 한편 민주화운동은 제도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투적 노동운동과 급진적 좌파 사회운동은 무력화되었습니다. 이후 십년에 걸친 보수주의 정권 아래에서 전투적‧급진적 사회운동 뿐 아니라 정체성운동 역시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주민, 성적소수자, 여성에 대한 혐오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의 사회운동 진영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문화와 경제, 정체성과 계급의 문제가 어떻게 서로 엮여 있고, 그것들이 어떻게 결국 신자유주의 지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귀결되는지 풍부하게 기술하고 고민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두건의 작업은 이런 고민에 대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두건이 말하듯 신자유주의에 맞서 “다른 사람들other people's의 사회적 정의를 위한 투쟁에 호기심을 갖고 참여하고, 존경심을 갖고 제휴하고 대화하고자 하는, 희망찬 장소의 모색”(Duggan, 2003:88)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계속되는 작업지연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신 무지개재단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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