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6색의 무지개가 담긴, 최초로 전면 색상이 적용된 완성형 한글 서체가 될 길벗체의 제작을 발표합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비온뒤무지개재단과 길벗체 개발팀(공동 책임자 ‘숲과 제람’)이 함께합니다.

길벗체는 영문 서체인 길버트체(Gilbert Typeface)의 구조와 형식에 따라 한글 서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길버트체는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6색 무지개를 고안한 길버트 베이커(Gilbert Baker, 1951~2017)의 사후 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체입니다. 원래 시위나 가두행진의 배너에 사용하기 위해 설계했으나 현재는 모바일 폰트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영어와 일본어의 일부(가타카나) 폰트가 오픈소스로 무상 배포되고 있습니다.

길벗체는 성적소수자의 상징색을 담은 한글 서체이자 전면 색상을 적용한 최초의 완성형 한글 서체가 될 예정입니다. 기존에 한글 컬러 서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읽고 쓰기 편한 완성형 글자이면서 그 글자 전체에 색상을 적용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이는 100자 안팎의 문자만 있으면 실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한 영문 알파벳과 달리, 한글을 완성형으로 쓰려면 최소 3,000자 이상의 문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글자에 최대 11개의 색상이 담기는 3,000자의 서체가 통일감 있게 보이기 위해선 색상 조합 경우의 수를 다양하게 만들어 실험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 엄청난 제작 과정에도 불구하고 재단과 개발팀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의 여정에 함께하는 벗’이라는 길벗체의 의미처럼, 이 서체가 성적소수자 공동체에 자긍심을 전하길 바라며 프로젝트의 발을 뗐습니다.

길벗체 제작팀은 2020년 9월 길벗체 완성과 선배포, 2021년 1월 전면 무상배포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예정대로 서체 제작이 완료되면 한글은 영문 알파벳에 이어 길버트체의 구조와 형식을 전체 문자로 온전히 구현한 두 번째 문자가 됩니다.

비온뒤무지개재단과 길벗체 개발팀은 한글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권에서도 자긍심의 서체가 만들어지는 데에 도움을 전하기 위해 길벗체 제작에 관한 정보, 제작 과정에서 얻은 경험까지 모두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재단은 길벗체 홈페이지를 통해 서체 제작에 필요한 1,500만원의 기금을 모금 중입니다. 후원자는 길벗체 제작자로 이름이 등재되며 완성된 폰트 파일을 2020년 9월에 먼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원자의 이름을 길벗체 이미지로 만들어 전달하는 행사 또한 함께 진행 중입니다.

오는 9월 길벗체 제작의 완료까지 많은 분들의 후원과 독려를 부탁드립니다.

길벗체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rainbowfoundation.co.kr/gilbe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