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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빌언덕지원사업] 퀴어 단편 영화 <좋아하는 색깔> 촬영 지원후기 - 백경환사업명 | bgh104@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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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체/팀/활동가를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퀴어 단편 영화 <좋아하는 색깔>의 각본, 감독을 맡은 백경환입니다. 올해 5월 영화 제작 배급사 ‘매치박스’에서 진행하는 <내 손으로 만든 퀴어영화 2022> 워크샵에 선발되어 영화 제작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저는 인문계 대학생으로, 영화 제작경험이 전무합니다. 영화 제작이라는 낯선 분야에서 제 한계에 부딪치는 과감한 도전을 감행해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 신청하시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기획의도와 목표)
영화를 제작하는 데 정말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정말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영화를 제작하면서 뒤늦게 실감했습니다. 예산의 한계로 복잡한 고민을 홀로 거듭하던 중, 비온뒤무지개재단의 비빌언덕 지원사업을 접했습니다. 말 그대로 제게 ‘비빌 언덕’ 그 자체였습니다. 막막함을 덜어주는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습니다. 비빌언덕 지원사업은 제가 영화 제작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어서, 든든한 언덕이었습니다.
영화의 기획의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색맹을 갖고 있어 서로 다른 색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 뿐, 옳은 세상의 모습도 옳은 세상의 색깔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상 말이죠. 성 정체성, 성적지향, 그 무엇이든.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는 방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세상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옳고 틀림없이 원하는 대로.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 몇 종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류는 3원색을 모두 구분할 수 없어요. 반면 조류 중에는 3원색을 넘어 4원색, 심지어 5원색을 감지하는 종도 있죠.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인간 전체가 색맹에 포함될 수 있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의 색상은 실제 색상이 아닐 수 있어요.”
3. 진행하신 사업의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사업내용 및 과정)
퀴어 단편 영화 <좋아하는 색깔>은 13분 정도의 런닝타임으로 제작된 드라마, 로맨스 장르의 영화입니다. 올해 10월 말 상영회를 통해 개봉되며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이후에는 매치박스를 통해 국내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유통될 예정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동민이는 전색맹을 가진 미술 전공생이다. 좋아하는 색깔과 대상을 표현한 그림을 다음 주까지 과제로 제출해야 하는 동민. 짝사랑 중인 경준과 교감하며 과제를 구상한다. 동민은 경준이 좋아하는 하늘색을 느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과 대상에 대한 답을 내린 동민은 결국 그림을 완성하고, 경준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마음을 전한다.
4. 이 사업을 통해 얻은 것 또는 의미를 공유해주세요. (사업성과/의의)
저는 이번 퀴어 단편 영화 제작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제 성적 지향성을 드러내는 일이 좀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감도 커졌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도 명확한 비전을 갖게 됐습니다. 영화 제작은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뻗어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소중한 인연들로 가득한 저의 촬영장은 명절처럼 따뜻하고 생생한 기운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감동은 제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고립 대신 개입과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수많은 성소수자들의 삶이 고립 대신 관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도 더 커졌습니다. 제가 만든 영화 <좋아하는 색깔>이 그 과정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걸 마음껏 좋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 활동 사진이나 간단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사진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