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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비빌언덕지원사업] TDOR Memorial PARTY : 나의 장례식에는 미러볼을 밝혀줘 -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사업명 tgjogakbo@naver.com 


1. 단체/팀/활동가를 소개해주세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이하 ‘조각보’)는 '트랜스젠더로서의 지속 가능한 삶'을 주요 가치로 삼아, 트랜스젠더의 인권 향상과 젠더/다양성에 대한 페미니즘적 활동을 실천하는 단체입니다. 트랜스젠더 인권 향상 및 가시화를 위한 다양한 연간 캠페인,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자조모임, 당사자 및 지지자 인터뷰 기록 활동 및 문집 발간 등의 다양한 문화 및 인권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각보의 정기적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매년 11월 20일, 혐오와 차별로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을 기리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의 행사를 주최하는 것입니다. 


2. 신청하시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기획의도와 목표)
조각보가 지켜온 TDOR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고 동시에 남아 있는 우리들이 앞으로를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날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로 트랜스젠더 집단은 단지 피해를 받은 불쌍한 존재로서 시혜적 대상이 아니며, 둘째로는 추모를 받을 사람과 추모를 하는 사람 공히 삶의 맥락과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지지자들로 구체화되어야만 ‘추모’의 의미를 좀 더 실질적인 것으로 만들어서 모두 함께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각보의 TDOR 행사는 ‘추모’는 어렵고 무거운 자리가 아닌, 연대와 삶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 많은 부고 소식과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한 물리적/심리적 고립감이 높아진 만큼 조각보의 TDOR 행사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일상을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자리가 더욱 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이러한 취지 하에, 파티 형식으로 진행하는 추도식, 즉 ‘메모리얼 파티’ 형식으로 <나의 장례식에는 미러볼을 밝혀줘>라는 TDOR 행사를 진행해보려 하였습니다. “성별이분법적이지 않은 ‘나의 장례식’은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까?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앨라이들이 주체로서 만들어낸 추모의 언어는 어떻게 현실화하고 표현해볼 수 있을까?”를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려는 시도였습니다. 
조각보 활동가들은 이러한 성격의 행사는 누구와 함께 고민하여 드는가가 중요한 만큼이나, 어떠한 공간에서 진행하는가가 무척 중요한 행사라고 보았습니다. 참석자들이 모두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여길 수 있는 공간, 배제와 비가시화가 만연했던 기존의 장례 공간과 대비되어 트랜스 정체성이 올곧이 존중받고 어우러진 공간을 마련여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오프라인 행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지출항목 중 하나가 장소대관비이며, 조각보는 기획에 적합한 장소들을 물색하던 중 비용적 지원을 받아야 하겠다는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조각보는 비빌언덕지원사업의 기금지원을 받아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함과 동시에 오랜 기간 트랜스젠더 인권운동의 주체이자 앨라이이기도 한 비온뒤무지개재단과 함께 이번 TDOR행사를 만들어냄으로써 연대로서의 실천을 더하면 더 의미가 크겠다 여기며 비빌언덕지원사업을 신청하였습니다.

3. 진행하신 사업의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사업내용 및 과정)
(1)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 진행 
조각보가 주최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기념행사 <TDOR 메모리얼 파티 : 나의 장례식에는 미러볼을 밝혀줘> 는 다음의 네 가지 콘텐츠와 함께2022년 11월 19일 저녁에 진행되었습니다.
➀ 무대 : ‘우리가 살아온 삶을 축하하고 기억하는’ 다양한 연대 공연과 참여자들의 이야기 나눔 자리가 3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훌라댄스, 드랙 공연, 아이돌 댄스곡 등 추모를 색다르게 표현하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지지자들의 이야기 나눔 자리가 있었습니다. 상상하는 ‘내가 원하는 장례’의 모습, 장례지도사로서의 경험과 시각을 바탕으로 보는 트랜스젠더다운 장례문화의 의미, 소중한 이의 장례식에서 그를 제대로 기리며 상주로서의 인정받기 위한 투쟁의 경험들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➁ 전시 : “나의 장례식에서 입고 싶은 옷”, “내 장례식 자리에 꼭 놔뒀으면 하는 물건들”, “나를 기억할 수 있게 해줄 사진들”, “나의 장례에서도 나를 위로해줄 나만의 인형”, “내 장례식에 찾아온 이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음식들”, “칙칙한 상복 대신 나에게 입혀주길 바라는 의상”, “세상을 떠날 나를 기리고 남겨진 나의 소중한 이들을 위로해주는 물건들” 등을 행사장 곳곳에 섹션별 공간을 마련하여 배치하여 전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전시물에 대해 생각과 공감을 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나의 장례식에 이것만은 없었으면 하는 물건”을 적어 전시하는 행사도 진행하였습니다.
➂ 파티 음식 : <메모리얼 파티>라는 이름에서처럼, 파티 자리에서 음식이 빠질 수 없습니다. 장례식장에서 흔히 연상되는 육개장 등의 음식이 아니라, “나의 지인들이 나와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찾아왔을 때 무엇을 대접하고 싶을까?”라는 상상에서 파티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채식을 이유로 누구도 배제되지 않으면서, 무거운 분위기에 빠지기 보다는 나의 추모객들이 나에 대한 담소를 나누길 바라는 마음’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하여, 비건 콜드 푸드 카나페 다섯 가지 메뉴(오이 토마토 후무스, 구운 피망 비스코티, 비건 양송이 크림, 대추야자 크림치즈, 가지 롤)를 준비하여 객석의 참가자들과 나누어 먹으며 무대를 즐겼습니다.
④ 포토 존 : 본 행사의 부제인 <나의 장례식에는 미러볼을 밝혀줘>에 걸맞게, 대형 미러볼 및 각종 소품들이 마련된 포토 존이 설치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참석자들은 폴라로이드 즉석사진을 찍으며 각자의 SNS를 통해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의 또 다른 의미를 알리는 해시태그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TDOR미러볼파티’라는 해시태그로 포토 존의 사진과 전시물 등을 찍은 사진들을 SNS에 게시하며 TDOR의 의미와 ‘트랜스젠더로서의 또 다른 장례문화의 가능성 모색’이라는 취지를 공유하였습니다. 은색의 파티용 풍선이 떠 있고 반짝이는 한 아름보다 더 큰 크기의 미러볼과 함께 즉석사진을 찍는 모습은 기존의 장례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날의 행사에 가장 걸맞는 참여형 행사이기도 하였습니다.
 
(2) 온라인 추모활동 및 행사의 기록 영상 공유 
➀ 해시태그 캠페인 : 행사 다음날부터 11월 말일까지 해시태그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이는 참석자들의 업로드 게시물 및 대중들의 답글과 피드백을 수렴하여 아카이빙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➁ 문서/사진/영상 기록 공유 : 11월 ‘트랜스젠더 추모기간’ 동안의 활동 내용과 연대의 문구들을 문서 자료로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향후 다음 연도의 TDOR 행사에 재활용할 자료로 보관하였습니다. 동시에, 행사 기록사진 및 기록영상을 편집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기록사진과 영상들은 무대 출연자별로 정리한 후 제작된 자막이 첨부되어 2023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SNS와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4. 이 사업을 통해 얻은 것 또는 의미를 공유해주세요. (사업성과/의의)
앞서 말한 바대로, 조각보는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한 후로 줄곧 ‘트랜스젠더 인권’과 ‘추모’의 의미를 매해 다양한 방법으로 조화시켜 실천할 수 있는 기획 하 행사를 진행해온 바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올해의 행사에서는 ‘추모를 하는 사람이자 앞으로 추모를 받을 나 자신’에 초점을 맞추어보았습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성별 정체성대로 인정받지 못 하는 기존의 장례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고, 나를 ‘있는 그대로’ 추모해줄 상주(喪主)’에게 요구할 내용에 대한 상상을 구체화해 볼 수 있었습니다. 
희고 검은 상복, 치마 저고리와 검은 양복, 남성인 혈연 상 친지를 우선순위로 부여되는 상주의 지위, 두 번의 절이나 향 피우기, 장례식장의 음식과 분위기… 이처럼 곳곳에 스며 있는 현재의 장례 문화는 나 자신이 트랜스젠더로서 추모 받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로서 추모하기 또한 막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을 인지함에 멈추지 않고 대안을 모색할 시도를 해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실천의 측면에서, 드랙, 아이돌, 훌라댄스 공연은 참가자들과 주최측 모두에게 매우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트랜스젠더다운 우리의 추모는 저런 모습이어도 괜찮구나”를 현실화시킨 공연들에서 각 아티스트들은 몸짓으로, 선율로, 율동으로, 손짓으로 ‘우리의 추모의 당당함’을 표현해주었습니다. 
솔직히 조각보 활동가들은 기획 단계에서 ‘추모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지 않을까 걱정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은색의 대형 미러볼을 품에 안고 웃으면서도 추모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색다르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점은 무척 큰 의미라고 평가하였습니다.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기념행사 <TDOR 메모리얼 파티 : 나의 장례식에는 미러볼을 밝혀줘> 행사에 함께 한 모두가 ‘추모하는 나’와 ‘추모 받는/받을 나’의 이미지를 트랜스젠더 인권과 연결지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기록들을 공유함으로써 현장에 참석하지 못 한 분들께도 기회가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5. 활동 사진이나 간단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2022 TDOR] '나의 장례식엔 미러볼을 밝혀줘' 하이라이트 영상 링크
 
[2022 TDOR] '나의 장례식엔 미러볼을 밝혀줘' 현장스케치 영상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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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TDOR 메모리얼 파티 : 나의 장례씩에는 미러볼을 밝혀줘> 의 팜플렛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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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콜드 카나페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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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김치 님의 드랙 공연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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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나눔의 문을 열어준 박에디 님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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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공연 중인 QI.X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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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과 호흡하며 이야기 나눔 발언 중인 색자 님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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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경험담으로 감동을 준 캔디 님의 이야기 나눔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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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몸짓으로 추모를 표현하는 하야티 & 훌라당원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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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례식에 이것만은 없어져라!’  <없어져라 존>에 참석자들이 부착한 포스트잇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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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는 나의 장례식’ 전시물 1.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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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는 나의 장례식’ 전시물 2. (사진제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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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색 풍선과 대형 미러볼, 장신구가 비치된 포토 존 (사진촬영 :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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