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성

자긍심, 한글에 색을 입히다.

자긍심, 한글에 색을 입히다.
제람, 숲(길벗체 개발 공동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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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체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서체입니다.

그 매력으로 다양성, 확장성, 역사성, 개방성 그리고 실험성을 들 수 있는데요.

길벗체가 역사적으로 지닐 의미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길벗체는 한글 최초의 완성형 전면 색상 서체입니다.

 

 

1. ‘서체’

 

우리가 일상에서 폰트’(font)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폰트가 디지털 환경에서 쓰는 글자를 일컫는 말로 주로 쓰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서체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저희가 길벗체를 디지털과 아날로그 환경에서 고루 쓰이길 바라며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인쇄된 책에서도 길벗체가 그 다채로운 빛을 발하길 바랍니다.

또 서체가 시대적인 가치나 그 시대를 연상시키는 시각적인 인상을 갖는 활자체나 글씨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 중 하나가 다양한 삶과 존재를 지지하며 함께 자긍심을 갖는 것임을 길벗체를 통해 나타내고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2. ‘완성형’

 

한글로 만든 서체를 일상에서 무리 없이 사용하려면 사용 빈도가 높은 글자 순으로 최소 3,000자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소문자와 문장 기호, 숫자 등을 포함해 100자 정도면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영문 서체와 비교하면 한글 서체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한글도 ㄱ(기역), (니은), (디귿) 등의 자음과 ㅏ, , , ㅕ 등의 모음만 만들고 알파벳처럼 조합하면 간단하게 한글 서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 생길 텐데요, 한글은 영문 서체와 다르게 기본 요소를 모아서 글자를 조합하는 모아쓰기구조를 따릅니다.

자음(초성)과 모음(중성), 받침(종성)이 순서에 맞게 모여 시각적으로 균형감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영문 서체에 비해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생깁니다.

 

이렇게 조합된 글자들은 모아쓰기 구조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비온뒤무지개재단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 ‘’, ‘’, ‘처럼 초성에 , , , '와 같이 세로로 긴 중성이 가로로 조합된 글자를 가로 모임,

2) ‘’, ‘처럼 초성에 , , , '와 같이 가로로 된 중성이 세로로 조합된 글자를 세로 모임,

3) ‘처럼 초성에 두 종류의 중성이 섞여 조합된 글자를 섞임 모임이라고 합니다.

 

이같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따라 단순히 모아쓴다고 글자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글자가 개성 있게 만들어진다고 해도 글자가 모여 단어를 이루고, 그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룰 때 그 글자의 조합이 시각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통일감을 갖고 어우러지도록 다듬는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야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글자와 단어, 문장이 담은 의미도 잘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겪어야 비로소 완성형글자 한 벌이 탄생합니다.

 

 

 

 

3. ‘한글 최초 전면 컬러’

 

한글 서체를 만들기가 어렵다보니 거기에 색까지 입히는 건 엄두가 나지 않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동안 한글 색상 서체를 만드는 시도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니고, 한글 색상 서체가 출시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읽고 쓰기 편한 완성형 서체이면서 글자 전체에 색상을 적용한 사례는 이전에 없었습니다.

길벗체는 한글 최초의 완성형 전면 색상 서체로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길벗체는 글자를 구성하는 획이 교차하거나 겹치는 부분까지 다른 색상을 입혔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한 글자의 경우는 최대 스무 개에 가까운 색상이 적용됩니다.

글자마다 무수히 다른 색상 조합이 생성되겠지만, 모든 글자가 개성을 가지면서도 전체적인 통일감을 가진 완성형 서체로 기능할 수 있는 색상 적용 규칙도 가지고 있습니다.

길벗체는 글자에 단순히 색상을 입혀 만드는 서체가 아니기 때문에 고된 개발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 길벗체가 컴퓨터 화면에서도 사용하기 좋고, 프린터로 출력했을 때도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길벗체의 다양한 색상 조합을 웹용 색상(RGB, 빛의 삼원색인 Red, Green, Blue를 조합해서 다양한 색상을 만드는 방식이고 색이 섞일 수록 밝아진다)과 인쇄용 색상(CMYK, Cyan, Magenta, Yellow, Black 등 네 가지 색상의 잉크를 원색으로 하고 이를 조합해서 다양한 색상을 만드는 방식이고 색이 섞일 수록 어두워진다)으로 각각 따로 지정해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길벗체 개발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의 양이 다시 두 배로 늘어났습니니다.

저와 숲을 포함해 총 7명의 개발자들은 부지런히 길벗체를 제작 과정에 임했습니다.

 

저희 개발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이 역사적인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도 이어질 많은 분들의 후원과 지지 덕분이었습니다.

역사성

자긍심, 한글에 색을 입히다.

자긍심, 한글에 색을 입히다. 제람, 숲(길벗체 개발 공동 책임자) 길벗체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서체입니다. 그 매력으로 다양성, 확장성, 역사성, 개방성 그리고 실험성을 들 수 있는데요. 길벗체가 역사적으로 지닐 의미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길벗체는 ‘한글 최초의 완성형 전면 색상 서체’입니다. 1. ‘서체’ 우리가 일상에서 ‘폰트’(font)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폰트가 디지털 환경에서 쓰는 글자를 일컫는 말로 주로 쓰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서체’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저희가 길벗체를 디지털과 아날로그 환경에서 고루 쓰이길 바라며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인쇄된 책에서도 길벗체가 그 다채로운 빛을 발하길 바랍니다. 또 서체가 시대적인 가치나 그 시대를 연상시키는 시각적인 인상을 갖는 활자체나 글씨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 중 하나가 다양한 삶과 존재를 지지하며 함께 자긍심을 갖는 것임을 길벗체를 통해 나타내고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2. ‘완성형’ 한글로 만든 서체를 일상에서 무리 없이 사용하려면 사용 빈도가 높은 글자 순으로 최소 3,000자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대·소문자와 문장 기호, 숫자 등을 포함해 100자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