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이창국기금 활동가생기충전기금 결과보고서] 김*윤님의 후기입니다

저는 8년 전 장비의 한계로 인해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 사운드아트 작업을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015년 이창국 기금 활동가생기충전기금에 지원하였습니다. 운 좋게 기금의 수혜자가 되어, 생계로 인해 오랜 시간 지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던 모니터 스피커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스튜디오만큼의 환경은 아니지만, 지금 저의 집이자 작업실인 공간에 딱 알맞은 모니터 스피커를 난생처음으로 갖게 된 것입니다. 노트북의 기본 스피커에 의지해서 작업을 해왔던 저로서는 너무나 큰 기쁨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선보일 수 있는 물리적인 완성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9월 모니터 스피커가 생긴 후 예술가로서 저의 삶은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다.

우선 모니터 스피커 구매를 계획하는 과정에서부터 매우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막연히 어느 회사의 제품이 좋다더라 하는 식으로 유명 음향 브랜드들을 알고 있는 정도였는데, 기금을 받은 후에는 저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스피커를 구매하기 위해 업계 용어를 알아보기도 하고, 다양한 장비들을 찾아보고 후기를 읽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막연하기만 했던 음향장비들의 세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게 된 좋은 시간이었고, 퀴어 문화축제에서 오랜 시간 음향을 담당해주셨던 전문가분의 도움으로 마지막 결정은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모니터 스피커를 구매한 후에는 전보다 훨씬 선명하고 분화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오랫동안 들어왔던 음악들에서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숨어있던 소리 들을 새롭게 찾아내기도 하는 등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전보다 훨씬 다채롭고 즐거운 일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전보다 다양한 음악들을 듣게 되고, 분석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제가 만들었던 작품들도 하나씩 다시 모니터해보면서, 만들던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자잘한 부분들을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들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확신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소리를 쌓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5년 이창국 기금 활동가생기충전기금에 선정된 덕분에, 저는 오랜 시간 잊고 있던 저를 표현하는 언어 하나를 다시 찾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처음 기금에 지원했던 동기 그대로, 이것을 발판삼아 더욱 즐겁고 재밌는 작품들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