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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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마의 새싹공간지원기금> 조기 종료에 대한 비온뒤무지개재단의 두 번째 공식입장서
2017-04-04 오후 13:55:24

비온뒤무지개재단의 두 번째 입장서입니다

함께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 사이의 분쟁과 갈등은 많은 경우 서로의 말을 오해하여 생깁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시 하나씩 그 말은 무슨 뜻이었는지 물어보고, 그때 그 행동은 어떤 이유였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악의를 가지고 고의적으로 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닌 한, 대개는 이 방식으로 오해를 풀고 화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여 다 같이 논쟁하고 심판하는 형태로 문제가 던져지면 상황은 처음보다 훨씬 더 꼬이게 됩니다. 처음 제기되었던 문제의 본질은 점점 사라지고 서로의 말꼬리만 붙잡게 되고, 자신의 잘못은 축소하고 상대의 잘못은 과장하는 싸움을 하게 되지요. 진실은 맥락 안에 있는 법인데, 몇 장의 입장서에 사실을 밝히려다보니 계속 오해만 깊어집니다.

지금 사행성은 계속해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고, 사행성 멤버의 개인 계정으로는 재단과 재단의 활동가에 대한 비방글이 올라옵니다. 이를 방어하려면 재단은 재단이 파악한 것들에 대해 더 자세한 자료들을 제시하고 더 사적인 상황들을 설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단이 정당함을 알리기 위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제시하는 것은 과연 공익 단체로서 옳은 일인가 라는 망설임이 생깁니다.

재단은 지난 며칠 동안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반박하는 십여 장에 달하는 긴 입장서를 작성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서는 접어둡니다. 우선은 가능한 짧게 아래와 같이 재단의 입장을 정리해서 전하고자 합니다.

첫째, 비온뒤무지개재단은 연륜이 짧고, 공간 지원 기금 운영이 처음이라 미숙하고 서툴러서 결과적으로 기금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협약서 문건의 형식과 내용부터 기금의 관리 규정까지 허점이 많았습니다. 분명 처음엔 좋은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보통 기부라고 하면 현금 후원만 생각하기에 다양한 기부 문화를 알리기 위해 ‘공간 기부’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랐습니다. 또 사행성이 재단에 보내는 월 5만원을 운영비로 쓰지 않고 "공간기금"으로 별도로 적립해 사행성이 후원을 받는 동시에 미래의 성적소수자 활동가와 단체에 기부자가 되는 선순환이 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런 모든 목적과 취지가 무색해진 현재의 상황을 뼈아프게 생각합니다. 재단은 앞으로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최근 사행성이 직접 집소유주인 히마님에게도 연락해서 7월 17일로 공간 이용을 종료하는 것으로 서로 협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를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기금은 종료되었지만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되어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셋째, 마지막으로 많은 말들을 삼키긴 하지만, 그래도 사행성에게 꼭 설명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목요연한 정리를 위해 번호를 붙이겠습니다.

① 2017년 1월 20일에 재단이 사행성의 선주님을 만났을 때 재단이 미숙한 탓에 기금이 잘 운영되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고개 숙여 간곡히 드린 이야기니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한 가지 요청을 드렸습니다. 재단이 기부자의 다른 부당한 요구는 다 막는다고 해도 후원받은 공간의 개인 거주만큼은 기금의 목적에 어긋나므로 기부자가 이를 지적하면 막을 수 없으니, 이것만큼은 사행성도 빠르게 시정하셔야 한다고 설명하고 서섬님과 논의하신 후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행성은 협약서에 ‘개인거주 금지’ 문구가 없으므로 괜찮다고 하지만 통상적인 여타의 기금의 협약서에도 ‘기금을 개인 생활비로 쓰지 마시오’ 라는 구절은 없습니다. 그렇게 명시하지 않아도 공금을 개인적으로 쓰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협약서에 없는 내용을 부당하게 재단이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공익 기금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② 사행성은 2016년 7월 20일, ‘기부자가 연락을 많이 해서 힘드니 도와달라’는 메일을 재단에 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중재에 나섰고, 사행성이 요구하였던 바와 같이 2016년 7월 이후 기부자가 먼저 연락한 적이 없습니다. 즉, 재단은 사행성이 요구하였던 바대로 적절한 중재를 실행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행성은 2017년 2월, 기부자가 사행성의 구성원에게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또는 성희롱” 가해를 했음에도 재단이 이를 중재하지 않았다고 문제제기했습니다. 다시 말해 사행성은 2017년 2월부터 2016년 5월과 6월의 기부자의 행동을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또는 성희롱” 등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재단과의 분쟁이 시작된 시점입니다. 이후 사행성은 갑자기 재단이 중재를 잘 하지 못했으니 사과하라고 하였으며, 트위터 상에서 2차 가해, 1차 가해와 같은 자극적인 표현들을 썼습니다. 그러나 사행성은 기부자에게는 직접적으로 해명이나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직 재단에만 중재하지 않았음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과 핵심이 흐려진 상태입니다.

민감한 주제를 다룰수록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이에 요청 드립니다. 사행성은 일의 순서를 하나씩 제대로 밟아주십시오. 먼저 사행성의 주장만이 아니라 더 많은 근거와 자료 증언들을 검토하여 기부자의 잘못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재단이 알고도 정말 이를 묵인했는지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는 정식 절차를 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추측이 아니라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며, 비판과 사과, 반성과 시정은 당연히 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사행성 멤버의 개인 계정으로 올린 재단과 재단 활동가에 대한 현재로서는 근거 없는 비방글들을 삭제해 주십시오.

갑자기 비온뒤무지개재단과 지원단체 사행성 간의 입장서 공방이 생겨 놀라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신 분들에게 부끄러운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알아왔던 사행성과 이런 상황에 놓인 것에 재단 역시 생각할수록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재단은 지금까지 사과할 일이 있을 때는 바로 사과를 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사행성이 요구하는 사과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의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적당히 문제를 덮고 넘어가기 위해 대충 사과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문제를 얼버무리는 사과는 사과를 안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재단은 사과를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결코 아닙니다. 사행성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것은, 재단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지금의 사태에 있어 사행성이 ‘사행성의 잘못은 하나도 없음’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리하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한 번 더 강조하건데,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식 절차에 대한 논의를 앞으로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런 다음에 재단이 더 할 수 있는, 더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이 마음이, 이 뜻이 부디 잘 전달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2017년 3월 30일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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