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히마의 새싹공간지원기금> 조기 종료에 대한 입장서비온뒤무지개재단의 <히마의 새싹공간지원기금>
조기 종료에 대한 입장서
재단은 어떤 점을 반성하고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
<히마의 새싹공간지원기금>은 ‘아직 공간을 갖지 못한 LGBT 문화/예술/인권 활동모임이 공간 지원을 통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부푼 꿈과 원대한 목표를 갖고 2015년 8월에 창설되었습니다. 그러나 재단은 기금을 능숙하게 운영하지 못했습니다. 재단은 공간지원을 받는 기금선정자와 공간 지원을 하는 기부자 사이에 위치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기꺼이 맡겠다고 했었지만, 되돌아보니 많은 오해만 쌓였고 보다 긴밀한 소통도 이루어내지 못했습니다. 공간지원기금은 활동비를 직접 지원하는 기금과 운영에 있어 다른 규칙들이 필요한데 이를 간과하여 공간지원기금의 특성에 맞춘 운영 내규를 개발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이런 탓에 기금선정자와 기부자 양측 모두에게 기금의 의미나 어떻게 서로 관계를 유지할지 등에 대해 사전에 설명과 안내를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재단은 2014년에 이미 6개월간 사행성에 공간 지원을 한 바 있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좋았고, 이런 자신감에만 의존해서 공간이나 활동에 가능한 개입하지 않고 입주 기간만 잘 지키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기금을 창설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였습니다. 기부자는 기부자대로, 기금선정자는 선정자대로, 재단은 재단대로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있었을 텐데 재단이 앞장서 이 점을 민감하게 다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더 잘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검토는 지금뿐만 아니라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선 재단이 할 수 있는 보완 활동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재단은 이후 기금을 운영함에 있어, 기금의 목적과 가치, 의미와 운용 방식에 대한 안내, 그리고 기부자의 윤리와 권리, 기금선정자의 책임과 권리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문서화하여 향후 모든 기금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때 전달하고, 이를 기부자와 기금선정자, 재단이 모두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만에 하나 기금선정자와 기부자 간의 갈등이 발생한다면 즉시 재단에 알리고 논의할 수 있는 절차를 미리 마련할 것입니다. 갈등을 인지한 쪽에서 재단에 중재를 요청하는 문서를 작성해서 메일을 보내면, 재단은 접수하여 일차적으로 사무국에서 중재를 시도합니다. 혹 그 갈등이 사무국 차원에서 다루기 어렵다고 판단될 시에는 재단은 이를 다루는 별도의 중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갈등이 발생했을 때 바로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재단 사무국의 기부자 관리, 기금 창설 및 관리, 기금 운영 등에 관한 능력의 향상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외부의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내부 활동가들이 교육을 받는 시간을 만들 것입니다. 가능한 상반기에 하는 것이 좋겠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늦어도 8월 이전까지는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기금은 공식적으로 종료된 상태이므로 재단은 기부자였던 히마님과 기금선정자였던 사행성 사이에 개입할 권한도, 의무도, 자격도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후적으로 재단이 윤리적인 책임을 질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더욱 깊게 고민하고 또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이와 관련하여 재단의 입장을 공개할 일이 있다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