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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세계트랜스젠더보건의료전문가협회(WPATH) 건강관리실무표준(SOC) 한국어판 발간기념 발표회 <트랜스젠더와 의료>후기
2016-05-10 오후 19: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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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무지개재단 자원활동단 '햇살'의 노희정 님께서 트랜스젠더와 의료 발표회에 참석한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희정님께서 글에서 쓰신 표현처럼, "세상 참 좋아졌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비온뒤무지개재단 햇살 2기_노희정

"세상 참 좋아졌다!"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리고 나보다 10년쯤, 20년쯤 더 살아 온 트랜스젠더 인생 선배가 반쯤은 진심 어린 질투로, 반쯤은 장난으로 늘어놓는 푸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 세상 참 좋아졌다. 인터넷에서 편리하게 사람들이 은밀히 공유하는 병원에 찾아가 옆 사람 눈치 힐끔 보며 호르몬제를 처방 받고, 편리하게 말 안 통하는 천리 타향 가서 외롭게 한 달여를 버티며 수술하는 세상... 어라? 세상 좋아졌다고 하기에는 아직 한참 갈 길이 먼 것 같은데?


 이번 '트랜스젠더와 의료' 발표회를 보며 무엇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열악한 환경에 대해 무감각 해진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실망이다. 이 발표회에서는 이름에 걸맞게 이은실 선생님의 WPATH(세계트랜스젠더보건의료전문가협회) SOC(건강관리실무표준) 개괄이 가장 인상 깊었다. SOC는 성별위화감 치료를 위한 임상의학 가이드인데, 내용 자체는 어디선가 들었던 정보들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흔하다는 것이 아니다. 의사들에게 성별비순응이 더 이상 정체 모를 사례가 아닌 적절한 치료로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사례가 된다는 뜻이다. 적어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자 하는 의사가 '잘 모른다.'며 진료를 거부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 정보는 지금 당장 의료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좋은 가이드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들었던 정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러한 정보들은 언제나 거짓과 왜곡이 섞여 있다. 사소한 감기 하나로 병원을 가려 해도 온갖 시선과 편견을 각오해야 하는 우리에게 정확한 정보를 얻어 이를 이용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누군가 정보를 필요로 할 때, '다른 것을 보지 말고 이것을 봐라'하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로 기쁘게 다가왔다.


 이번 발표회는 SOC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최인광 선생님께서 발표하신 영국의 젠더 클리닉의 운영 방식은 너무나도 인상 깊은 것이었다. 간판을 달지 않는 작지만 중요한 배려, 수년간 진행되는 세심한 정신적/신체적 치료, 다양한 무상 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경험 많은 진료의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케이스를 분석하여 우리나라라면 사실상 F64, ‘성 주체성 장애진단을 포기해야 할 정신증을 앓고 있는 사례도 본래 성별을 찾을 수 있도록 진단을 내린다는 점이 시리도록 부러웠다. 취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만원의 돈을 갖고 가도 의사의 방어적인 처방에 눈물을 흘리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겨우 하루의 심리 검사로 진단이 나오지 않는, 다른 성으로 생활 해보며 자신의 정체성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나라. 하지만 이 부러움이 곧 당연한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믿고 있다.


 이승현 선생님이 짚어 주신 한국의 의료적, 법제적 현실도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의사들만의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선입견이 만들어 낸 정신의학적 진단의 장벽. 부적절한 질문. 성인의 권리와 인격을 무시하는 부모 동의서 요구 등... 바로 엊그제, MtF(Male to Female) 친구가 병원에 갔다가 겪은 차별을 여자처럼 보이는 게 부럽다며 재미있는 에피소드인 양 깔깔 거리고 만 것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리고 질의응답시간... 또 한가지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은실 선생님께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단순한 개인의 관심이 아닌 병원의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것이었다. 당장 내가 일반적으로 성전환수술을 받는 태국보다 좋은 환경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별비순응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 종합의료시설의 가능성을 본 것만 같아 기대와 안도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발표회는 단순한 정보의 공유가 아니었다. 어느새 잊고 있던 나의 '트랜스젠더감수성'을 일깨워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오늘을 기점으로 달라질 대한민국의 트랜스젠더 의료 환경에 대한 설레임이기도 했다. 10, 5, 아니 당장 내년에라도 앞으로 성별비순응으로 힘들어하는 트랜스젠더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며 "세상 참 좋아졌다!"하고 푸념할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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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링크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6/28/0200000000AKR20160628151400004.HTML?input=1179m 법원 "법무부, 성소수자 인권재단 설립 허가하라" '비온뒤무지개재단' 행정소송 이겨…"법무부가 맡는 인권옹호단체 범주에 포함"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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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오마이뉴스> 공개 '커밍아웃', 국가는 왜 막는 걸까 성적소수자를 위한 첫 번째 비영리법인, 이래서 필요합니다

원문 주소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03411 공개 '커밍아웃', 국가는 왜 막는 걸까성적소수자를 위한 첫 번째 비영리법인, 이래서 필요합니다 2014년 1월 출범한 비온뒤무지개재단은 성적소수자 인권단체로서는 최초로 사단법인 등록을 시도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동성애자인권운...

2016-04-26 오후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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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중앙데일리> 성적소수자의 요청에 응답하라 -한국 정부는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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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5 오후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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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오마이뉴스> [성적소수자 단체 설립 해외 사례] 성소수자 단체 설립, 보츠와나 법원도 허락했다. 케냐에서도 '적법'

기사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02730 아프리카에 위치한 보츠와나는 과거 영국 지배하에 있었던 나라로, 대륙 내에서 가장 민주적인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다만 민주주의의 성숙과는 별개로 동성애는 터부시되어 현재 동성 간의 성관계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동...

2016-04-21 오후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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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오마이뉴스> 햇살은 만인에게 따뜻하지 않다 -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행정소송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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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국제적인 트랜스젠더 의료 가이드라인,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어판이 나오다

[보도자료] 배포일: 2016년 04월 21일(목)     - 비온뒤무지개재단, 세계적 권위의 트랜스젠더 건강관리실무표준의 한국어판 발표해 - 5월 1일(일) 순천향대학교병원 청원홀에서 ‘트랜스젠더와 의료’라는 주제로 발표회 진행 예정     세계트랜스젠더보건의료전문가협회(World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Transgender Hea...

2016-04-21 오후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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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2기] 비온뒤무지개재단 자원활동단 <햇살>2기 교육 오리엔테이션 후기

  지난 4월 2일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자원활동단 <햇살>2기의 교육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어색어색할까 걱정했던 활동가들과 달리! 너무나 적극적이고 활기찬 시간들을 함께 했습니다.   먼저, 우리 재단을 빛내줄 <햇살>2기 소개할게요!   SMILE! 웃음바이러스 냥고아 화끈한 막내! 가비 어쨌는 다 한다는 희정 어설퍼...

2016-04-04 오후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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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무지개재단] 좋은 기금. 의미있는 활동! 기부자님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2016.03.09   기부하기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금에 많은분들이 선정이 되어 기쁩니다. 이번 이반시티퀴어문화기금에 18팀이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상 하반기 심사를 하는데 갈수록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시고 그만큼 신청해주시는 사업의 퀄리티가 높아져 다 선정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습...

2016-03-09 오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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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무지개재단 2016년 정기총회 '총파티'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2016-02-01 기부하기 |비온뒤무지개재단 |공지사항 |지원보고 비온뒤무지개재단 2016년 정기총회 '총파티'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지난 금요일(1/29) 마포민중의집에서 정회원 20분을 포함한 총 40분의 많은분들이 총회에 참석해주셨습니다.  한채윤 상임이사의 사회로 시작한 정기총회는 많은분들의 참석으로 즐거운 분위기...

2016-02-01 오후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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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무지개재단의 부설기관인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이 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queerarchive.org)    오늘 사무실 점심식사 후 퀴어락 상근자이신 루인님께서   스윗한! 6주년 케이크를 준비하셨는데요. :D   퀴어락에 책장이 하나하나 생기고 자료들이 하나하나 채워가는 모습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6주년...

2015-12-21 오후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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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무지개우산의 기적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는 다양하고 더 많은 성적소수자 인권 향상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고자 합니다.  이에 비온뒤무지개재단을 든든하게 만들어 주실 색색 깔의 우산이 되어주실 정기기부회원님 197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척박한 이 땅에서 성적소수자를 위...

2015-09-08 오후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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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성적소수자를 차별하는 법무부를 재판정에 세우다. 법 앞의 평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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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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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제8호] 끈질기게행복했던 퀴어문화축제 참가 스케치★

2015 07 15  Newsletter ★클릭★ 비온뒤무지개재단  자원활동단  <햇살>1기 기범의  2015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가후기! 함께 공유해요! #끈질기게행복하자 손피켓을  무료로 배포했어요! 혐오 세력들이  뭐라고 하든! 끈질기게행복하자! 레인보우굿즈판매 400개가 넘는  레인보우냥! 벳지가 판매되었습니다! (짝짝짝) 고...

2015-07-17 오후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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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제7호] 무지개빛 가득한 6월! 재단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2015.06.08 비온뒤무지개재단 자원활동단 <햇살> 1기 소식!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자원활동단 <햇살>  1기의 오리엔테이션이 지난 5월 31일 진행했습니다! 재단과 햇살들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햇살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즐거운 시간이였는데요. <햇살>1기는 겸재, 미지, 기범, 성아, 상운 총 5명으로  6월 28일 퀴어...

2015-07-17 오후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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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6월 28일. 서울광장. 가슴 벅찼던. “제 16회 퀴어문화축제” 참가기. 비온뒤무지개재단 ‘햇살’ 1기. 김기범.

6월 28일. 서울광장. 가슴 벅찼던. “제 16회 퀴어문화축제” 참가기. 비온뒤무지개재단 ‘햇살’ 1기. 김기범.   -그 날의 열정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열심히 부스를 홍보하던 활동가들, 밀려드는 인터뷰에 응해가며 축제 진행까지 맡아주셨던 스태프들. 그리...

2015-07-10 오후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