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

자발적 연대로 탄생하여 그 의미와 쓰임이 다양하게 확장되는 서체

다양한 삶과 존재를 지지하는 서체, 길벗체. 제람(길벗체 개발 공동 책임자) 길벗체는 성소수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해 길버트 베이커(Gilbert Baker)가 고안한 무지개 깃발의 의미를 계승하고 그 여섯 색상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진 한글 서체입니다. 길벗체와 마찬가지로 길버트 베이커의 무지개 깃발에서 영감을 받아 먼저 출시된 영문 서체 길버트(Gilbert)가 있는데요, 이 두 서체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길벗체의 특징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영문 서체 길버트는 길버트 베이커의 죽음을 기리며 ‘뉴욕 프라이드’(뉴욕 퀴어문화축제, New York Pride)와 서체 제작사 ‘폰트셀프’(Fontself), 성소수자 미디어 단체 ‘뉴페스트’(NewFest) 그리고 광고 회사 ‘오길비 앤드 매더’(Ogilby & Mather)가 의기투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영문 알파벳의 특성상 100자 내외의 글자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량이 상대적으로 가벼운데다 서체 제작에 유리한 인적, 물적, 기술적 자원을 가진 전문 집단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에 반해 한글 길벗체는 숲과 제람을 비롯한 7명의 디자이너가 자발적으로 모여 개발을 맡았습니다. 한글의 특성상 최소 3,000자를 만드는 것도 이미 큰일인데, 이렇게 어렵게 만든 한글 서체에 다시 전면 컬러를 입혀서 완성형으로 개발한 전례가 없었습니다. 누구도 ...